한국 게임 시장의 지형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체 게임 이용률은 전국적으로 50.2%까지 급격히 위축되며 201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용자들이 숏폼 비디오 콘텐츠로 대거 이동한 결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연평균 -6.8%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모바일의 하락, PC/콘솔의 성장
플랫폼별 데이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변화는 더욱 명확해진다. 모바일 게임은 89.1%의 이용률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년 대비 2.6%p 하락하며 성장세가 꺾였다. 반면 PC 게임은 4.3%p 급증한 58.1%, 콘솔 게임은 1.9%p 상승한 28.6%를 기록하며 뚜렷한 반등을 보였다. 특히 PC 게임 이용 시간은 주중 평균 117.9분, 주말 193.4분으로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에 달했다.
이용자들이 게임을 떠나는 이유
게임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시간 부족'(44%)이 꼽힌다. 하지만 그 이면을 파고들면, 시간 부족을 겪는 이용자의 86.3%가 OTT, TV, 영화, 애니메이션 시청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답했다. 짧은 시간 안에 즉각적인 재미를 주는 숏폼 비디오가 게임에 필요한 몰입과 시간 투자를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독창성 없는 양산형 게임의 범람으로 인한 시장 포화 상태 역시 이용자들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코어 게이머를 위한 시장으로 재편
전체 시장의 위축 이면에는 ‘코어 게이머’ 중심으로의 급격한 재편이 자리 잡고 있다. PC와 콘솔 플랫폼의 성장은 깊이 있는 서사와 복잡한 시스템을 선호하는 열성 게이머 층이 두터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은 끝없는 과금 유도보다는 실력에 기반한 보상을 제공하는 고사양의 프리미엄 타이틀을 선호한다. 모바일 게임의 수익 모델에 지친 이용자들에게 탄탄한 게임성을 강조하는 PC·콘솔 플랫폼이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콘솔 이용자들이 플랫폼 선택 이유로 ‘익숙함'(59.4%)과 ‘독점 타이틀'(18.7%)을 꼽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변화에 대응하는 개발사들의 움직임
게임 개발사들 역시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2’를 PC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하며, 과금 모델(P2W)을 배제하고 실력 중심의 성장을 강조해 코어 이용자층을 공략한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과 넥슨이 ‘마비노기 영웅전’을 리메이크한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역시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
이러한 새로운 현실 속에서 기존의 캐주얼 게임 수익 모델은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 이제 게임사들은 플랫폼 다변화, 최상급의 게임 품질, 그리고 코어 게이머들의 눈높이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만 생존할 수 있다. 숏폼 비디오와의 시간 점유율 경쟁에서 이기려면, 이용자의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치열한 경쟁과 교류를 위한 긴밀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 또한 게임 자체의 완성도만큼이나 중요해졌다.
[References & Sources]
- digitaltoday.co.kr
- sentv.co.kr
- ceoscoredaily.com
참고문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