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 에너지 시장의 중대 변곡점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명운을 가를 중대 협상이 이란과 오만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중동 분쟁으로 굳게 닫혔던 핵심 에너지 동맥,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이 바로 그 안건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세계 석유 시장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차질’이라 규정했을 만큼 이번 봉쇄의 파장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실제로 2026년 2월 28일 봉쇄가 시작되자마자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20~130달러 선을 가뿐히 넘어섰고, 이는 곧장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침체 공포를 몰고 왔다.
협상 분위기는 낙관과 비관이 교차한다. 이란 측은 해협의 영해와 통행료 수익 분배에 합의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오만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물밑에서는 선박 통행료 부과와 해협 내 기뢰 제거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여기에 이란은 미국의 해군 봉쇄 해제와 중동 분쟁 종식을 재개방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교착 상태는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안보 자체를 위협하며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우는 형국이다.
이란의 비난 속에서도 미국은 독자적인 해법을 강구하고 나섰다. 오만 해안을 따라 남부 항로로 하루 약 1천만 배럴의 석유를 몰래 운송하는 이른바 ‘스텔스 작전’이 그것이다. 비록 전쟁 이전 물동량의 절반에 불과한 양이지만, 전면 봉쇄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최소한의 숨통을 틔워주는 조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임시방편이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해협의 완전한 재개방이 늦어질수록 글로벌 경제가 짊어질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이다.
역설적으로 이번 위기는 중동의 에너지 지도를 바꾸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파이프라인, UAE의 합샨-푸자이라 파이프라인 등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경로 건설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현재 이들 파이프라인의 총용량은 약 470만 배럴/일에 달하며, 향후 확장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처리량은 더욱 늘어난다. 사우디, UAE,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들은 이르면 2028년까지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오만은 지역의 핵심 석유 환적 허브로 도약할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대체 경로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하루 2천만 배럴이 넘는 석유와 LNG가 오가던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을 전부 감당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해협 재개방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봉쇄가 길어질수록 유가와 운송비 상승은 물론, 전방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특히 재정이 취약한 국가들에게는 경제 둔화를 넘어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나아가 황, 비료, 헬륨 같은 핵심 원자재 공급망까지 마비되면서 농업과 반도체 산업의 피해도 현실화되고 있다.
앞으로 몇 주가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란과 오만 협상의 향방은 이란이 요구하는 통행료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라는 두 가지 핵심 변수에 달려있다. 미국의 ‘스텔스 작전’이 지속 혹은 확대될 수 있을지, 중동의 대체 인프라 구축이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을지도 시장이 주목하는 관전 포인트다. 투자자들은 당장의 유가 변동성에 대비함과 동시에, 호르무즈 의존도 탈피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읽어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만약 양국이 극적인 합의에 이른다면, 요동치던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상당한 안정을 되찾고 브렌트유 가격 역시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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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오만 협상
- 글로벌 유가
- 공급망 재편
참고문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