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결국 1,500원 선을 넘어섰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환율 급등의 배경
서울 외환시장에서 1,480원대를 오가던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1,500원을 터치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처럼 극심한 변동성의 배경에는 세 가지 핵심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첫째,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대화되며 투자 자금이 달러로 급격히 쏠렸다.
둘째,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거센 ‘셀코리아’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중동 사태 직전 고점을 찍었던 코스피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온 탓이다.
셋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유가를 자극했다. 이란의 위협만으로 국제 유가는 급등했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3월 초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81.4달러에 육박한 상태였다.
시나리오별 환율 전망
시장의 관심은 이제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에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충돌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환율이 계단식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B국민은행은 갈등이 3~4일 내 단기전으로 끝나면 1,430~1,470원 선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공습과 보복이 이어지고 해협 봉쇄가 3~4주간 계속되면 1,470~1,500원까지 상단이 열린다. 최악의 경우, 즉 이란과 주변국 정유 시설이 피격되고 해협 봉쇄가 2~3개월간 이어지면 1,490원에서 최대 1,54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강달러 현상 역시 심상치 않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미 99포인트를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같은 강달러 압력이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100포인트 돌파도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정부 개입과 변수
물론 외환당국의 개입은 주요 변수다.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본격화하면 환율 급등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DS투자증권은 정부 개입으로 상승과 하락폭이 모두 제한된 채 높은 변동성만 이어지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고 소모전 양상으로 장기화될 경우, 불확실성을 반영해 1,480원 선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과거 사례는 섣부른 비관론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우리은행은 작년 6월 이스라엘-이란 분쟁 당시를 복기하며, 초반 유가 급등과 증시 하락에도 미국의 본격 개입 후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던 패턴에 주목했다. 미국 내 반전 여론 역시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강달러가 지속되는 한 한국 경제는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는 물론, 에너지 효율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참고 문헌 및 출처]
- hani.co.kr
- ytn.co.kr
- knn.co.kr
참고문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