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급격한 부상이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의 근간을 흔들면서 월가에서 경고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의 담보자산 가치가 하향 조정되고 사모대출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쇄도하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본래 사모대출 펀드는 비상장 기업들의 주요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22년 금리 인상기 이후 자본이 직접 대출 시장으로 몰리며 차입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지만, 이제 AI 기술 발전이 이 시장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업들의 자체 개발을 유도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위협한다는 분석이다.
JP모건 체이스가 AI에 취약한 소프트웨어 기업 대출의 담보 가치를 선제적으로 낮춘 것은 이러한 우려가 사모 신용 시장까지 번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다만 IBM의 첸 쉬동 중국 회장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의 종말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진정한 IT 현대화는 단순한 코드 생성을 넘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와 조직 개편, 비즈니스 혁신을 아우르는 거대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IBM에서는 이미 1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내외부 AI 도구를 활용해 생산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의 불안감은 펀드 환매 요청 급증으로 명확히 드러난다. Fitch Ratings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환매 요청 규모는 직전 분기보다 거의 3배 늘어나 펀드 순자산 가치의 4.5%에 달했다. 특히 Blue Owl의 기술 중심 펀드는 추적 대상 비상장 펀드 중 환매 요청 비율이 15.4%로 가장 높았다. 모건 스탠리가 North Haven Private Income Fund의 환매를 제한한 것 역시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압박이 얼마나 거센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해당 펀드는 분기별 발행 주식의 5%라는 환매 한도 중 45.8%만 겨우 충족시켰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모 신용 포트폴리오에 AI가 드리운 그림자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이런 환경에서 수익을 내려면 철저한 실사와 강력한 계약 조건, 그리고 구조 조정 경험이 풍부한 운용사를 고르는 안목이 필수적이다. 사모 신용 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임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옥석을 가리는 선별적 접근이 불가피해졌다. 물론 AI가 개발자 생산성을 높여 인력을 신제품 개발과 같은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재배치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참고 문헌 및 출처]
- primebuchholz.com
- investing.com
- businessinsider.com
참고문헌




